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 모빌리티 회장이 옥중에서 입장문을 내놓았습니다.
현 여권을 향한 의혹과는 반대로 검사장 출신의 야당 정치인한테 억대의 로비를 했고 자신이 술 접대한 검사가 라임 사태 수사의 책임자로 왔다고 주장했는데요.
"윤석열 총장한테 힘을 실어 주려면 청와대 수석 정도는 잡아야 한다" "협조 안 하면 중형을 구형 하겠다"는 검사 출신의 전관 변호사의 회유와 협박도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먼저, 임현주 기잡니다.
리포트
김봉현 전 회장이 지난달 말 손글씨로 적은 5장 짜리 입장문.
'라임 사건 개요 정리'라는 제목입니다.
지난해 6월 사건이 수면으로 떠오른 뒤 김 전 회장은 이종필 라임 부사장의 소개로 '우병우 사단'의 검사 출신 A변호사를 선임했다고 합니다.
다음달인 7월쯤, 김 전 회장은 서울 청담동의 한 룸살롱에서 A변호사를 통해 검사 3명에게 1천만 원 상당의 술을 접대했고, 그 중 한 명이 현재 라임 수사팀 책임자로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A변호사는 올 들어 수사가 본격화하자 '서울남부지검 라임 사건 책임자와 이야기를 했다'며 '여당 정치인들과 강기정 전 수석을 잡도록 도와주면 윤석열 총장에 보고해 보석으로 재판을 받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겁니다.
협조하지 않으면 20~30년형을 구형하겠다는 협박도 받았다고 김 전 회장은 밝혔습니다.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습니다.
여당 의원에 대한 금품 액수가 적다며 금액을 키우고, 본인들이 원하는 답을 상기시키는 방식으로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펀드 청탁 건으로 검사장 출신의 야당 정치인 등에게 수억 원을 줬다고 검찰에도 밝혔지만,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적었습니다.
김 전 회장의 주장에 서울남부지검은 "검사 출신의 야당 정치인을 둘러싼 로비 의혹은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현직 검사 등에 대한 로비 의혹은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전 회장이 언급한 '야당 정치인'으로 보이는 현직 의원은 MBC와의 통화에서 "청탁 관련 은행에 아는 사람도 없고, 김봉현도 전혀 모른다"고 부인했습니다.
로비와 회유의 고리로 김 전 회장이 지목한 A변호사와 현직검사 등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김봉현 "술접대 받은 검사가 수사…강기정 잡아달라 요구" 폭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 입장문'을 통해 여권뿐 아니라 야권 인사에게도 로비를 벌였으며 현직 검사에게도 접대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김 전 회장은, 오늘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지난해 7월 전관 출신 A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1천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회식 참석 당시 추후 라임 수사팀에 합류할 검사들이라고 소개를 받았는데, 실제 1명은 수사팀에 참가했다"며 "올해 5월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검에 도착해보니 접대 자리에 있던 검사가 수사 책임자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전관인 A 변호사가 '라임 사건 여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총장에게 보고 후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고 말하며 "협조하지 않으면 중형을 구형하겠다는 협박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게다가 "당초 2명의 민주당 의원은 소액이라서 수사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윤 총장의 '진짜 민주주의' 발표 후 수사 방향이 급선회해 두 사람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은 최근 라임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을 소환조사한 데 이어 비례대표인 이모 의원에게도 소환조사 방침을 통보하고 일정을 조율해왔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전 회장은 "검사가 진술 대부분을 작성해 수사 책임자가 원하는 대로 내용을 수정한 뒤 본인에게 인정시키는 식으로 수사가 시작됐다"며 "조사 당시 수사 검사와 다른 의견으로 진술했더니 반말을 하고 소리를 치기도 했다"며 짜맞추기식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봉현 전 회장은 라임 자금이 들어간 경기도의 버스업체인 수원여객을 인수한 뒤, 161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